이코노미스트, 변화한 기후 현실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 지적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최근 보도를 통해, 영국이 이미 더운 나라가 되었음에도 사회적 제도나 정책은 변화된 기후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3일 보도를 통해 영국이 2022년도에 이미 기온 관측 역사상 처음으로 40°C를 기록하는 등, ‘땀 흘리는 현실’을 겪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직 여름을 아직 ‘비를 맞으며 견디는 계절’로 인식하며, 영국 정부 또한 이를 외면하는 촌극을 매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휴대용 ‘손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는 글라스톤베리 축제 참가자. 사진=Jaimi Joy/로이터통신]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외 음악 및 예술 축제인 글래스톤베리 축제(Glastonbury Festival of Contemporary Performing Arts)는 최근 수년간 열사병이 더 큰 위험이었음에도 ‘진흙 축제’로 알려져 있고, 4대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 대회는 고온의 날씨로부터 선수 보호를 위한 휴식 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비 피해가 있는 대회’로 묘사되고 있다고 예를 들면서 영국 사회가 아직 ’더운 영국‘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신문은 이러한 현실 부정은 모순적인 정책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인 예로 엄격한 도시 건축법과 규제들은 매장의 차양 설치를 금지하고 있고, 고가의 신규 주택의 에어컨 설치를 제한하기도 하여 미관을 오히려 해치기도 하며, 냉난방 병용 시설은 제외하고 난방 전용 시설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들이 기후 변화로 더워진 영국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또한 영국의 지방 정부들이 변화된 기후로 인해 호황을 맞은 와인 산업을 부양하는 정책 대신 포도밭 확장을 제한 하기도 하며, 엄격한 개발 계획과 재정 부족으로 관광 숙박 시설 확충 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국내 관광 비용 문제 발생을 일으키는 등, 길고 더운 여름이 오히려 영국 내수 관광의 부흥을 이끌 기회임에도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 한국도 예외는 아냐
영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점점 뜨거워지는 여름은 이제 일상화가 되었다. 기온과 해수면 상승 속도는 이미 전 세계 평균을 웃돌고 있으며(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히트플레이션(폭염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발생은 이제 어색하지 않은 현상이다.
변화된 기후를 ‘뉴노멀’로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하여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유석 글로벌 평생교육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