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 시대, 기후변화로 예측 불가능한 홍수 피해 급증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홍수로 인해 120명 이상이 사망하고 뉴욕과 뉴저지에서도 돌발적인 홍수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기존의 연방재난관리청 홍수 경계 지도가 실제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기후변화 시대의 홍수 위험성과 기존 재난 평가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했다.
[사진=지난 7월 4일 텍사스주 잉그램에서 응급 구조대원들의 구조 활동 모습 –미셸 포티에- / AP 뉴스경유]
연방재난관리청 시스템, 실제 위험 과소평가
신문은 전문가들의 의견과 데이터를 통해 미국 재난 대응의 근간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홍수 지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자료는 건축물의 공사 기준과 보험 등에 관한 중요한 자료이지만, 최근 급증하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급격한 수위 상승 위험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구기관 ‘퍼스트 스트리트(First Street)’의 제레미 포터 책임연구원은 “텍사스 홍수나 허리케인 헬렌 당시 노스캐롤라이나 사례처럼, 기존 모델이 예측하지 못한 극단적 강우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소의 모델에 따르면, 연방재난관리청의 추정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가옥이 홍수 위험 지역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방 소비자 금융보호원(CFPB)도 최대 44만여 가구가 홍수 피해 보험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욕주 폭우로 물에 잠긴 포드자동차 -에두아르도 무 노즈- / 로이터통신]
민간 정보 활용과 새로운 접근
상황이 심각해 짐에 따라, 정부 데이터의 한계를 보완하고 극복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도로 단위의 침수 상황을 시각화하는 도구를 도입하고 있으며, ‘질로우(Zillow)’나 ‘레드핀(Redfin)’ 같은 민간 부동산 웹사이트는 홍수 위험 점수를 제공하며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도 보인다. 뉴욕시는 맨해튼 강 주변 지역 보호를 위해 2.4마일(약 3.8km) 규모의 홍수 방어벽을 건설하는 ‘The East Side Coastal Resiliency project‘를 통해 이스트리버 홍수피해를 예방하려 하고 있으며, 2023년 대홍수를 겪은 버몬트주는 더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 중이다.
주택 매매 시 과거 홍수 피해 이력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규제를 검토하고, 상습 침수 구역의 주택을 정부가 매입해 공원으로 바꾸는 ‘Managed Retrea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미 200건의 신청이 접수됐다고 기사는 전했다.
거의 매년 수해를 입는 한국 역시 고귀한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기후 변화 시대의 새로운 기준과 대응 방안 수립에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노유석 글로벌 평생교육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