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스포츠라는 용어는 여러 혹은 다수를 의미하는 멀티와 스포츠를 결합한 단어의 의미가 일반적인 동시에 여러 스포츠를 경험하거나 다양한 활동 환경에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학술적인 멀티 스포츠의 정의는 연구자마다 달라 명확한 정의가 정해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여러 스포츠 종목의 경험을 가진다는 의미로 2개 이상의 스포츠에 2년 이상 참여, 연수에 관계 없이 2개 이상의 스포츠에 참여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중학생 때 스포츠 문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이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껏 동아리 활동은 학교교육의 하나로 교사의 지원을 통해 유지됐다. 그러나 교원의 장시간 노동과 저출산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구조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스포츠청(JSA)을 필두로 한 국가적 사업으로 동아리 활동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활동의 책임과 운영을 지역 스포츠 동아리 등이 담당하는 지역 활동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장기간 축적해 온 학교 운동 동아리 활동의 구조와 문화를 개혁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다수의 지자체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한편, 이번 개혁은 지금까지의 동아리 활동의 관습을 재검토할 수 있는 기회이며, 주니어 시기 더 나은 스포츠 환경을 재구축할 기회이기도 하다.
학교 동아리 활동의 특징 중 하나로 단일 종목의 전문화를 들 수 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 학생들이 임시 동아리 활동 기간을 거쳐 하나의 종목 동아리에 소속되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종목을 3년 동안 계속한다.
기본적으로 운동부 활동은 주 4~5일 정도인 경우가 많으며, 2~3개월에 걸친 쉬는 기간도 없고, 종목을 변경하는 구조(시즌제 등)도 없어서 다른 종목의 활동에 참여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주니어 시기에 특정 종목에 몰두하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하여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멀티 스포츠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뉴질랜드 등은 시즌마다 활동 종목을 바꾸는 시즌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독일이나 스페인 등은 종목당 활동 일수가 적어 동시에 여러 종목에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단일 종목 전념의 폐해와 멀티 스포츠의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존재하며, 멀티 스포츠를 장려하는 스포츠 정책의 근거가 되고 있다. 예컨대, 단일 스포츠를 연중 고강도로 하는 것은 만성적인 장애와 소진을 유발하고, 경기나 운동(스포츠) 자체로부터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여러 종목을 하는 멀티 스포츠는 부상 위험 감소, 운동 능력 발달과 같은 신체적 이점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동기부여 향상 등과 같은 심리적 이점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환경에서 스포츠를 함으로써 다양한 지도자와 동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져 사회성과 협동심이 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다각적인 관점과 유연한 사고를 길러주며, 향후 경력 형성에도 유용함으로 여러 스포츠 환경에 참여하는 것은 참여자의 미래 경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여러 경기 종목 중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활동 종목을 선택할 기회가 많이 제공됨으로 내재적 동기부여 향상과 주체성 발달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바람직한 멀티 스포츠 환경의 모습을 검토하고 환경 구축·확산·보급·충족을 위한 지침을 제시하는 것은 동아리 활동 개혁 촉진에 새로운 가치 소재가 될 뿐만 아니라, 어린 시기부터 스포츠 활동 관련 기본적 능력과 자기교육에 대한 의욕·태도 등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오민석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