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아동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이 다양화되는 가운데, 학교만으로 안전을 지키기는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가정·지역사회·행정기관이 협력한 종합적인 안전 확보 대책의 검토가 요구된다. 여기에서는 그 대책을 마련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을 다면적 다중 대책과 발달 단계에 따른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다면적 다중 대책이다. 범죄 피해는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하며, 발생에는 환경 요인, 주체 요인(아동의 연령, 성별, 행동 등) 등 여러 요인이 관여한다. 범죄 피해의 종류도 다양하다. 따라서 범죄 피해 예방에 ‘특효약’이라 할 만한 것은 없을 것이다.
아동의 범죄 피해 예방에는 특성이 다른 대책을 다면적으로 조합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 학교 안전에서는 다면적인 대책으로 잘 알려진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으며 이들 대책을 상호 연관시켜 계획하고 시행한다.
즉, ▲아동을 둘러싼 환경을 안전하게 정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안전 관리 ▲아동이 자신의 행동이나 외부 환경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을 통제하여 스스로 안전하게 행동하거나 타인이나 사회를 위해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안전 교육 ▲안전관리와 안전교육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조직 활동 등이다.
방범 대책으로는 발생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발생했을 경우를 가정한 대책도 필수적이다. 대책은 다음과 같은 위기관리 3단계에 대응하여 마련함으로써 대책 전체의 다중성이 유지되고 아동의 안전 확보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선, 1단계는 안전한 환경을 정비하고 사건·사고 재해 발생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사전 위기관리이다. 2단계는 사건·사고 재해 발생 시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처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발생 시의 위기관리이다. 3단계는 위기가 일단 수습된 후, 마음의 케어나 수업 재개 등 일상생활의 재개를 도모함과 동시에 재발 방지를 꾀하는 사후 위기관리이다.
이와 같은 대책의 다면성이나 다중성은 방범 대책 전체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개별의 구체적인 방범 과제에 대해서도 유효하다. 예컨대,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해 통학로에서 혼자 있게 되는 구간에 어른이 동행하는 활동이 있다.
여기에서는 안전 관리로서 혼자 있게 되는 구간 파악이나 어린이 110번 집 정비, 안전교육으로서 위험한 장소나 긴급 시 대처 행동에 관한 지도, 더불어 조직 활동으로서 학교와 지역이 연계한 지켜보기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발달 단계에 따른 접근이다. 방범 과제를 명확히 하거나 대책을 검토할 때는 연령이나 발달 단계, 장애 특성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아동 등의 범죄 피해에 대해서는 연령에 따라 관련된 위험이 변하고, 피해 발생률이 증가하거나 범죄 피해의 종류가 달라진다.
또한, 방범을 포함한 안전 관련 능력이나 행동은 연령에 따라 발달·변화한다. 아동은 주변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는 입장에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거나 주변의 안전에 배려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입장으로 변화해 간다.
따라서 방범 교육의 경우, 발달 단계에 따라 규칙이나 가까운 어른의 지시에 따르는 것에서 스스로 안전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되고, 지역 방범 활동을 인식하며 자신의 안전 확보에 더해 주변 사람들과 사회의 안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아동의 안전 확보 대책의 유의점은 다양하겠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면적 다중의 대책과 발달 단계에 따른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이는 결국 지역이 협력하여 안전을 보장함은 물론, 공동의 문제 해결, 시민성의 함양 등 지역 전체의 사회교육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아동의 성장에 맞춘 안전교육을 지역이 담당함으로써 아동의 판단력과 위기관리능력의 함양, 지역의 지속적 교육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오민석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