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 <이솝 이야기>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어려서 이솝이야기를 흔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 이야기들은 어린마음에도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는 이야기였다. 그러다 서점에서 마흔에 읽는 우화가 눈에 들어온 것은 그동안 무거운 주제나 길게 읽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던 책 읽기에 조금은 지쳐 있을 때였다.
재미있고 가벼우면서도 마음에 남는 책을 찾아내려고 서점을 한 바퀴 돌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였다. 책 표지에는 ‘일이 힘들고 삶이 고민될 때 힘이 되는 인생지혜’ 라고 쓰여 있었다.
때론 하루가 고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뭔가 조금의 위로가 필요할 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은 들어봄직한 이야기들이 쉽게 읽혔다.
동서고금의 우화들이 해석과 함께 쓰여 있는데 어느 나라나 어느 때나 고민의 종류는 비슷하다.
이 이야기들이 구전으로 혹은 오래된 책 속에 남아 있어 모두에게 공감된다는 것은 같은 시대를 살지 않아도 인간이라는 공통점만 있으면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모두 죽는다는 피할 수 없는 공통의 운명도 나누고 있는 우리들이다.
이야기는 정겹다. 그래서 힘이 있다.
모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이야기의 힘, 우화는 비이성적일 수도 있고 비논리적일 수도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 또한 이성적 사고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불가사의함을 주관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이야기가 그래서 필요하다.
자신의 인생을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으로 생각하며 살기 위해서 우화는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사람들은 남에게 가르침을 받으면 저도 모르게 거부감이 느껴진다 한다. 이것은 어린이건 어른이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통적 생리 현상이다. 그래서 설교하는 느낌을 줄인 것이 우화의 장점이다.
우리가 처음 사는 인생 앞에 도로 표지판과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재미있고 단순히 읽을 수 있고 읽다 말아도 한 편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게 되는 어른을 위한 우화는 힘들게 걸어가는 인생길에 다정한 친구가 되어준다.
77가지의 우화중 마음에 와닿왔던 한 가지 우화를 소개한다.
제목: 성공의 비결
잘 나가는 은행장과 인터뷰를 하게 된 기자가 물었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두 단어로 요약됩니다.(Two words).”
“그 두 마디가 뭡니까?”
“올바른 결정이죠(Right decisions).”
“어떻게 올바른 결정을 내리나요?”
“경험입니다.”
“경험은 어떻게 쌓나요?”
“두 단어로 요약됩니다.(Two words).”
“그게 뭐죠?”
“잘못된 결정입니다.(Wrong decisions).”
결국은 실패로 끝난 시도나 노력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어내어 마음속에 오래 남을 대화다.
우화는 기억하기 쉬워 나만의 이야기보따리에 담아둔다.
김효선 KCEF 홍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