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서원대학교 라이즈사업단에서 운영하는 서원인생학교에서는 신중년 세대의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현장 체험학습이 진행되었다. 나는 명리동아리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인생의 전환기를 준비하는 배움의 여정이었다.
이번 사업은 신중년의 경험과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생애전환기를 대비할 수 있는 자조적 학습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었다.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성찰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능동적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원인생학교는 신중년에게 삶의 의미를 재발견할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구직과 재능기부 등 실질적인 사회참여로 이어지도록 돕고 있다. 이번 교육은 10월 22일부터 시작됐으며, 11월 26일까지 총 21시간 동안 진행된다. 매주 수요일 서원대학교 강의실에서 수업이 진행되며, 그중에서도 10월 29일 현장학습은 참여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 하루였다.
아침 일찍 모인 우리는 버스에 올라타며 서로 이름을 소개하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양한 배경과 경력을 지닌 사람들이 모였지만, 모두가 새로운 배움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따뜻한 공감이 오가며 금세 하나의 배움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특히 라이프설계학과 김영옥 교수님의 열정적인 리더십은 이 여정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다. 교수님은 “배움은 나 자신을 세우는 일이며, 배운 것을 나눌 때 진정한 성장이 완성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이날 하루의 중심에 있었다.

[사진 아래 왼쪽 김주선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 상임이사, 오른쪽 백만기 위례인생학교 교장]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이었다. 세미나에서 상영된 영화 ‘To Touch A Child’를 보고 어린이를 잘 키우기 위해 학교를 아이들과 지역주민 교육의 장으로 문을 열게 되면서 1969년 평생교육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특히 긍정적인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발언이 우리나라에 평생교육을 시작하게되는 데 영향을 끼쳤고 마련해주신 기금으로 지금까지 좋은 이웃 장학금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데 감동을 받았다.
이날 김주선 상임이사님은 ‘세상을 살리는 살림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셨다. 이사님은 “우리의 운동은 비빔밥운동입니다”라는 표현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비빔밥은 각 재료가 고유한 맛을 가지고 있지만 함께 어우러질 때 가장 맛있어진다. 사람도 그렇다. 각자의 경험과 재능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공동체가 건강해진다는 말씀에 깊은 공감이 일었다. 이사님은 “정성과 디테일이 세상을 살린다”고 하시며 작은 것에서 큰 변화를 만드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또 ‘이소성대(以小成大)’, 즉 작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이루는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셨다. 교육이란 내 안의 무의식을 끄집어내는 과정이며, 받은 것을 나누고 다른 이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는 말씀을 들으며 나 자신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배움을 전하는 살림의 리더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위례인생학교였다. 백만기 교장선생님은 ‘이 학교는 강사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아름다운 학교’라고 소개하시며 ‘배우고 나누는 것이 인생의 아름다움’이라고 말씀하셨다. 학교 곳곳에는 웃음과 따뜻한 에너지가 넘쳐났고, 신중년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며 배움의 즐거움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젊은 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로에게 배움을 주고받는 그 현장은 진정한 평생학습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교육의 본질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데 있음을 느꼈다.
이번 현장체험학습은 단순히 기관을 둘러보는 시간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내면의 여행’이었다. 신중년으로서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가 가진 경험과 능력을 어떻게 세상과 나눌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명리동아리에서 배운 나의 성찰이 내면의 나를 이해하게 했다면, 이번 현장학습은 세상 속에서 나의 역할을 다시 바라보게 한 시간이었다.
신중년의 삶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배움은 나를 성장시키고, 나눔은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이번 서원인생학교의 경험을 통해 나는 ‘살림의 리더십’이란 거창한 말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원인생학교에서의 배움은 나에게 ‘삶의 두 번째 봄’을 선물해 주었다. 배움은 나를 다시 일으켰고, 함께한 사람들은 내 삶의 거울이 되어 주었다. 이제 나는 받은 것을 다시 나누며, 누군가의 인생에 따뜻한 빛을 비추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은 배움의 씨앗이 모여 큰 숲을 이루듯,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신중년들이 자기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회와 연결되기를 바란다. 오늘의 배움이 내일의 나를 바꾸고, 그 변화가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기를 바라며, 나는 또다시 배움의 길 위에 선다.
오희정 서원대 라이프설계전공 4학년(명리동아리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