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수의 기업이 가정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직장 내 육아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CSR 및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강화하며, 사내 연수 프로그램을 활용한 자녀양육·가정교육 강좌 등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러한 기업의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행정 간 협약 체결, 육아지원기업 인증·등록 제도 등을 마련하여 기업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일하는 보호자에게는 육아와 가정교육을 충분히 수행하기 위해 직장의 이해와 지원, 그리고 일·생활 균형 실현이 불가결하다. 아울러 기업으로서도 아동의 건강한 성장은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 양성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 내 연수를 활용한 자녀양육·가정교육 강좌에 주목할 만하다. 이 강좌는 기업이 사내 교육(인사 교육·복리후생 교육·관리직 교육 등)을 활용하여 사원이나 사원 가족에게 제공하는 육아·가정교육 관련 학습 강좌·교육이다.
즉, 기업의 교육 훈련을 사회교육과 연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기업이 가정교육 강좌를 실시하는 것인가?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기업이 가정교육 강좌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여러 사회적 변화가 존재한다. 첫째,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인해 부모가 스스로 학습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확산하고 있다. 이때 기업이 이를 직장 내 교육·연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면, 근무시간 중 또는 근무 직후에 참여할 수 있어 학습 접근성이 좋아지고 참여율 또한 향상된다.
둘째, 육아휴직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원활한 직장 복귀 지원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자녀 양육에 대한 이해가 높은 직장은 직원의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이직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이러한 프로그램 운영은 분명한 이점이 있다.
셋째, 기업은 SDGs나 CSR 활동의 하나로 교육 분야의 사회적 기여를 중시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가정교육, 식생활교육, ICT 활용교육, 안전교육 등은 기업이 전문성·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와 협력하기 쉬운 분야로 인식되고 있어 가정교육 강좌 운영은 지역사회 공헌과 기업 이미지 제고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전개되고 있는 학습 강좌에는 우선, 점심시간·퇴근 후 가정교육 강좌, 관리직 연수의 하나로 부하 직원의 육아 지원, 직원 가족을 초청한 가족 교육 행사, 그리고 복리후생 서비스로 외부 강사 초청 등의 방식이 있다.
이중 최근 증가 추세에 있는 관리직 연수는 기업이 매니저나 부서 리더 같은 관리직 계층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부하 직원이 육아할 때 관리자로서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가?”, “육아 중인 직원에 대한 배려를 조직 운영의 관점에서 어떻게 고려할 것인가?” 같은 주제를 도입한다.
구체적으로는 관리직이 육아를 담당하는 직원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활·근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관리 기술과 의사소통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교육은 육아 중인 직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직장 환경 조성을 촉진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 실현을 위한 관리직의 의식 변화와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 사례로 일본컨설턴트그룹(NICCON)을 들 수 있다. 이 그룹이 실시하는 육아 중인 사원의 상사를 위한 양립 지원 연수는 육아하면서 일하는 부하 직원을 둔 관리직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다양성을 고려한 관리 역량 향상을 목표로 한다.
연수에서는 육아 중인 사원이 안고 있는 불안과 과제, 예를 들어, 육아와 커리어 양립, 단시간 근무로 인한 부담감, 직장의 이해 부족 등의 문제를 관리직이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을 중시한다.
또한 관리자가 부하 직원과 1대1 면담을 진행할 때 육아 상황이나 경력 형성에 대해 어떻게 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도 배우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 나아가 실제 직장을 상정한 사례 연구를 통해 사고력을 심화하거나 효과적인 면담 기술을 습득하며, 연수 마지막에는 부하 직원 지원을 위한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등 실무에 연결되는 실천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관리직 연수는 관리직의 육아 이해를 촉진하고 직장 전체의 양립 지원 체계 확충으로 이어지는 노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 내에서 육아 이해를 한 리더를 양성함으로써 일하는 부모에 대한 제도 이용을 뒷받침하는 문화 조성이 된다.
부하 직원을 지원하는 상사가 늘어남에 따라 육아휴직 취득률과 이용 편의성이 개선되어 직원의 이직 억제와 장기적인 경력 형성 지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 이러한 연수를 실시하는 것은 사회 전체의 일과 가정의 양립 추진에 이바지함은 물론, 육아를 지원하는 사회교육 기능을 가진 기업으로서의 역할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시 말해, 가정교육 강좌는 기업이 부모의 배움을 지지함으로써 교육의 사회화 촉진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오며, 기업이 사회교육자원으로 창출된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사원(부모)의 배움이 가정 내 변화를 촉진하고, 이는 지역 커뮤니티에 긍정적 영향이라는 사회교육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지역평생학습의 연쇄성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오민석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