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충북시민대학 “사람을 꽃처럼 피워내는 힘”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회장 강대운)가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원장 유태종)과 공동 주최로 운영하는 충북시민대학 캠퍼스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인문학 여정- 부모의 지혜를 틔우다’ 5번째 강좌가 11월 21일 열렸습니다.

올해 청주지역사회교육협회가 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저도 지역사회교육협의회 강사로 활동한지 23년차입니다.

56년의 지역사회교육운동 역사이신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 주성민 명예이사장님 강연을 들었습니다.

“소개가 많은 사람은 별 볼 일 없다”는 말을 가벼운 농담처럼 던지며 나오셨습니다. 뒤에 이어진 청강생 자기소개 시간은 조직이 왜 특별한지 바로 보여주었습니다.

예절지도사, 평생교육사, 그림책 강사, 생명존중 강사, 시낭송가, 부모교육강사, 동화구연가, 글쓰기 강사, 박사 과정 연구자, 봉사회를 이끄는 분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지역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습니다.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더 깊은 맛을 내는 비빔밥 같았습니다.

주성민 명예이사장님이 말씀하신 “지역사회는 비빔밥 같은 것”이라는 문장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사람을 꽃으로 피워주는 교육

주 이사장님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읊으며 이야기를 이어가셨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 나태주

오랜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요즘 가까이 앉아 한 명 한 명의 얼굴 보며 식사 나누다 보니 모두가 진품 보석 같다고 하셨습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우리는 모두 능력과 소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너는 이런 걸 잘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순간 꽃이 됩니다.

교육이란 사람의 가능성을 3D – 발견하고, 개발하고, 발휘하도록 돕는 일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역사회교육운동은 사람으로 시작되고 사람으로 완성된다”

주 이사장님의 인생은 처음부터 화려하지도 편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론도, 사업도, 사무실도 없이 사람만 있던 시절에 YWCA 회의실 한 켠에서 주 1회 회의하며 시작된 조직이었다고 합니다.

학교를 개방하자는 제안은 교장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듯했지만 고 정주영 회장님의 “단양 시멘트 공장 내가 열겠다”는 한마디로 분위기가 뒤집혔다고 합니다. 재동국민학교의 운동장이 일출과 함께 열리고 일몰과 함께 닫히는 역사적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가 하느냐가 중요하다”

1,000장 안내지 나눠주면 5명이 오던 시절에서 이제는 복지관 강의가 경쟁률에 떨어질 정도가 된 오늘까지 지역사회교육은 사람의 힘으로 이어져왔습니다.

좋은 가정 → 좋은 학교 → 좋은 마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교육을 주 회장님은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좋은 가정을 만들기 위한 사업으로 부모교육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교육은 자발성과 지속성이며 ‘아줌마’라는 호칭 대신 ‘선생님’이라고 부르게 만들어준 지역사회교육협의회를 통해 저도 삶이 달라졌습니다.

존중은 사람을 살립니다. 존중은 지역을 바꾸고, 마을을 키우고, 사회를 새롭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살림’은 살리는 일, 우리가 살아야 할 방식

주 이사장님은 ‘인생은 비우고 채우는 과정’이라고 하셨습니다. 누군가를 살리고, 강점을 바라보고, 살리는 말을 하며 사는 사람을 살림꾼이라고 부른다고요.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오래 남았습니다.

“에스프레소 같은 존재가 되어라.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함께 가야 시너지가 생긴다”, “죽을 때까지 쓰임받는 그릇으로 살아가라”

강연장에 앉아 적어 내려가면서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를, 지역사회를, 시대를 살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지역사회교육은 거창하거나 거대한 일이 아닙니다. 사람을 꽃으로 피우는 일, 한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살리는 일, 함께 더 나은 지역을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주 이사장님의 이야기는 그 모든 것이 결국 사람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또 누군가의 꽃을 피워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무리는 “옆 사람 보며 당신 멋져! 당당하게 살자. 신바람나게 살자. 멋지게 살자. 져주며 살자.”

정영미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제이와이엠 인형이야기 대표)

Share.
Leave A Reply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