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10일은 세계 정신건강의 날이다. 최근 소셜 미디어의 사용에 있어 문제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집착, 현실 도피, 기만이나 소외불안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 등의 특징을 보이며, 특히 청소년기 여성에게 더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OECD의 최신 보고서인 ‘디지털 경제 전망(Digital Economy Outlook)’은 이 문제를 조명하며, 여러 정책 과제를 제안하였다.

디지털 환경은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며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여,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관계를 맺고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가상)과 물리적(실제) 환경에서는 사회적 규범과 물리적 제약이 서로 다르다. 익명성, 탈신체화(disembodiment), 그리고 억제 해제(disinhibition)의 세 가지 특성은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다르게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러한 디지털 환경의 특성은 행복감을 유발하고 정신건강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사이버 괴롭힘, 과도하며 적대적인 인터넷 사용(PIU: problematic internet use), 소셜 미디어 문제적 사용(PSMU: problematic social media use) 같은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된 부정적인 행동을 부추길 수도 있다.
탈신체화(disembodiment)는 디지털 환경의 또 다른 중요한 특성이다. 이는 사람들이 외모나 나이, 직업, 위치, 인종 등 대면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얽매이지 않고 정체성을 만들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한다. 즉 자신의 신체와 무관하게 가상 인물(아바타, avatars)을 만들 수 있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이를 다양하게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정체성의 분리(dissociation of identities)라는 우려도 생긴다. 이로 인해, 정체성 분리 위험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하여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이 어떻게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질문이 생긴다. 아바타와 필터를 통해 가상 세계에서 초현실적인 신체를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은 개인의 신체 이미지에 대한 불만족이나 왜곡과 연관되며, 이는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의 세 번째 특징은 억제력 상실(탈억제, disinhibition)이다. 이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자제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탈억제는 때때로 친절함이나 관대함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종종 심리적 공격 행위와 연관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적대적이고 모욕적인 언어 사용,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익명성은 탈억제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 이는 전통적인 사회 규범과 규칙을 무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눈 맞춤이 줄고 개인의 가시성이 없으므로 이러한 탈억제를 더욱 심화시키며, 행동에 대한 책임감이 줄어든다는 인식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온라인 탈억제는 종종 온라인 괴롭힘(cyberbullying), 트롤링(trolling), 사이버 스토킹(cyberstalking) 같은 문제와 연결된다.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억제가 덜하고, 대면 상황에서는 하지 않을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는 온라인 공간이 제공하는 익명성과 물리적 거리감이 개인의 행동 방식과 표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여준다.
조미경 글로벌 수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