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의 경량성, 가변성, 내구성, 저비용은 기존의 전통적인 재료를 대체할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산업 구조과 소비문화를 급속하게 변화시켰다. 플라스틱은 코끼리 사냥을 통한 상아 채취를 대체하고 나무와 종이 소비를 줄이기 위하여 발명되었지만, 지금은 환경오염의 결정적인 원인이다. 해양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생태계의 균형을 해치고, 어류를 통해 인간의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플라스틱 입자로, 산업 폐기물, 생활 쓰레기, 합성섬유의 세탁 부산물 등 다양한 경로로 해양에 유입된다. 미세플라스틱은 발생 방법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처음부터 미세한 크기로 제조되는 ‘1차 미세플라스틱’과 일반 플라스틱이 자외선, 열, 물리적 마찰로 분해된 ‘2차 미세플라스틱’이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중금속을 흡착하여 독성을 강화하고 적혈구나 대장균보다 작은 형태로 우리의 온몸에 침투한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바다 생태계에 빠르게 침투하며, 특히 먹이 사슬의 바닥에 존재하는 어류나 갑각류들이 가장 먼저 흡수하게 되고 상위 포식자에게로 누적되어 인간의 체내로 들어온다. 예를 들어 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주로 먹는 멸치가 플랑크톤을 먹는 과정에서 흡수되어 멸치와 함께 우리 몸에 침투하여 혈관과 뇌는 물론 정자와 난자 안에도 존재한다. 또한 물과 공기를 통해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혈관으로 침투하여 간에 쌓이며 표면에 전하를 띠기 때문에 혈전을 형성하여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미세플라스틱이 토양에 축적되면 토양의 특성을 변화시키고, 미생물 군집을 교란하며 양분 순환과 작물 성장을 방해한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식물의 광합성을 막아서 식량 안보의 근본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의 선택은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바이오 기반의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은 오염된 폐기물을 처리하기 어렵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바이오 촉매를 이용해서 생물학적 분해가 가능하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특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옥수수나 사탕수수와 같은 식물에서 유래한 물질을 발효 과정을 통해 추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석유에서 유래한 물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한편 나노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플라스틱 산업에 또 다른 혁신을 이끈다. 그것은 나노 구조를 활용해 더 강하고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거나, 인공지능을 통해 플라스틱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플라스틱의 기능적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플라스틱의 미래는 기술 혁신과 지속 가능성의 조화에 달려 있다. 우리는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기존의 경제모델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대량 폐기로 이어지는 선형경제(Linear Economy)라면, 자원을 재사용, 재활용하는 경제모델은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라고 표현된다. 순환 경제의 출발점은 재생 원료이며 폐기물을 원료로 경제 생태계에 다시 투입하는 것이다. EU는 재생 플라스틱의 30% 이상 사용, 바이오 항공유의 2% 이상 급유를 의무화하였고 미국과 캐나다도 재생 원료의 사용을 의무화하였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에게는 순환 경제가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