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졸업식에서 흔히 듣는 말이 있다. “이제 진짜 공부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졸업장을 손에 쥔 순간부터 많은 사람은 배움을 멈춘다. 더 이상 시험도 없고, 출석을 부르는 교사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멈추지 않는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사회문제는 더 복잡해지며, 새로운 가치와 문화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 변화 속에서 평생교육과 지역사회교육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우리가 ‘배움이 지속되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이끌고 있다.

평생교육은 인간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나이나 직업, 배움의 형식을 가리지 않는다. 직장인이 야간에 대학 강좌를 듣고, 은퇴한 노인이 미술을 배우며, 청소년이 온라인 강좌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것 모두 평생교육의 범주다. 그 핵심은 “배움은 나이가 아닌 삶의 태도”라는 믿음에 있다.

반면, 지역사회교육은 ‘장소’와 ‘관계’의 힘을 강조한다. 주민자치센터의 예체능 교실, 마을도서관의 글쓰기 모임, 지역 환경보호 캠페인 교육 등이 그 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이웃과의 연결, 공동체의 결속, 그리고 지역 정체성의 회복을 이끈다.

둘은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평생교육이 방향과 범위를 무한히 넓히는 확장성을 가진다면, 지역사회교육은 그 확장을 구체적 현실로 뿌리내리게 하는 토양이다. 한쪽이 없으면 다른 한쪽은 공허해지고, 함께할 때 배움은 더 깊고 단단해진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단순히 ‘더 많이 배우는 사회’가 아니다. 배움이 개인의 성장과 공동체의 성장을 동시에 이끄는 사회다. 그리고 그 미래는 평생교육의 열린 문과, 지역사회교육의 따뜻한 품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

배움이 삶을 넓히고, 이웃과 지역을 살리는 도시.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학습공동체의 모습이다. 졸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는 사회, 그 사회를 만드는 힘은 바로 공존에 있다.

원종성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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